[경험] 넷플연가 후기

6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넷플연가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참여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운영방식에 대한 궁금증
- 어떤 사람들이 20여 만원의 거금을 쓰고 참여하는지에 대한 궁금증
- 위스키 초심자들의 입문 계기에 대한 궁금증
 
 

넷플연가란?

분기별로 3개월짜리 프로그램을 오픈, 인플루언서를 필두로 한 '모임장'이 이끄는 프로그램에서 약 최소 5인이 모여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시간을 보낸다.

 
주변 친구들과 관심사가 겹치지 않을 때가 있다. 종종 내 관심사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어짜피 만나서 뿜빠이하는데 한꺼번에 결제한다 뿐이지, 나쁘진 않은 모임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모임장'이 알아서 흐름을 이끌 테니 부담 없이 가면 되니까 말이다.
 
그래도 여전히 신기했다. 
 
I인 내 입장에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게 에너지가 참 소요되는 일인데... 심지어 '사랑'이나 '데이트' 관련 모임이 꽤 핫하다는 점이 신문물이었다. 아니 뭐 굳이 사랑 얘기를 딴사람이랑?? 인기가 많으니 관련 모임도 참 많다.  니즈만 꽤 있단 걸로 쳐야겠다. 내 세상 얘기는 아니니까 
 

사랑 관련 프로그램 신기해서 캡처. 내가 구입한 모임은 '라이프 스타일'쪽의 위스키 관련 모임이었음.

<라이프스타일> 내 술 관련 모임은 와인 > 전통주 > 맥주, 위스키 > 칵테일  사케 순이다. 와인은 솔드아웃도 많다. 
 
이건 사담인데, 와인은 특히나 '교류'라는 이미지가 확실히 정착한 아이템인 것 같다. 한 병을 다 비워야 하는 부담도 있으니 혼자보단 여럿이 마시며 정서적인 교류를 하기 좋은 것 같다. 와인이 주는 우아한 맛도 있고 말이다. 그래서 그럴까? 와인 이외의 주류는 주류 자체에 대한 탐구가 있는 반면, 와인 모임은 다양한 주제가 엮여있다. '사랑과 연애'나  '사유의 확장' 등에 와인이 껴있는 걸 찾아볼 수 있다.
 

모임 후기

1. About 모임

내가 신청한 모임은 위스키가 나오는 영화를 보고 해당 위스키와 관련된 위스키 지식을 배운 뒤 영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그런 모임이었다. 
모임장은 나름 넷플연가에서 컨택한 전문가 내지는 인플루언서가 한다. 
당시에 위스키 관련 모임이 2~3 개 있었는데, 내 기준 1) 내 소중한 주말을 타인들과 보내고 싶지 않다. 2) 이왕 오글거릴 바에 그나마 시간 아깝지 않은 걸로 신청하자 라는 사유를 거쳐.. 사이버 펑크  '블레이드 러너'가 영화 리스트 중에 하나이며 '히비키'와 '버번'을 즐기는 시간이 있고, 심지어 '평일'인 모임을 선택했다.  (여기서 잠깐! 넷플연가는 주말 모임이 훨~씬 인기가 많다고 한다.)
 
모임장, 즉 그 인플루언서는 정말.. 찐들이다. 오타쿠 진입장벽이 존나 높아진 것 같았다. 아 ㅋㅋ 나 술 좋아하는 오타쿠다 ㅋㅋ 싶으면서도 난 사실 아는 게 없다 ㅋㅋ
 

모임에서 먹은 거

아 근데 일단 모임장님은 업계 종사자이자 관련 학위도 있던 분이어서 굉장히 알찬 시간이었다. 
 

평소에 헷갈렸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히 알게된 증류기 관련 원리들

 

2. About 사람

모임장님과는 아무래도 같은 업계 사람이고 배울 점도 많아 선생님 같은 느낌으로 대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다. 소통, 교류, 연결을 만들기가 좀 힘들었다. 불안증도 올라왔다. 
 
나라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모든 상황을 불편해하는 건 아니다. 예전에 일일 위스키 모임이나 시음회에서 만난 사람들과 지금까지도 친하게 지내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바에서 사귄 친구들도 있고. 문제가 뭐였을까?
 
돈을 내고 주기적으로 모이는 '억지'가 싫었던 것 같다. 실제로 위스키를 진득하게 좋아하는 오타쿠들이었으면 나도 장기적으로 인연을 이어나가고 인스타그램 딸 생각에 드릉드릉했을 거다. 그게 아니어서 나도 내적으로 벽을 쳤던 것 같다. 이 모임에 오는 목적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도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가 없었다. 위스키 모임에서 개인적인 tmi소통을 와구와구 하는 게 사실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4회 차 됐을 땐 나도 약간 편해져서 농담도 좀 던지고 했다. 마음의 문을 좀 더 열고 이 사람들을 대했다면 나에게도 꽤 나쁘지 않은 시간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놀러 오기'라고 자기가 신청한 모임 대신에 다른 모임을 한 번 가보는 제도가 있는 것 같은데 그 시스템으로 온 사람들이 몇 있었다. 만남이 아니라 '경험'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꽤 재밌을 것 같다. 나도 와인클래스 한 번 가볼걸 싶다. 하지만 나에겐 쉽지 않은 시도인걸..
 

3. 관련 뉴스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41778 

‘취향 공동체’가 뜬다...왜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로 모일까 - 시사저널

• 내 취향은 소중하기에, 취향에 맞는 모임을 찾는 방식에도 디테일이 살아있어야 한다. 새로운 경험과 낯선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취향 공동체’가 뜨는 이유다. MZ세대는 왜 취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게 된 걸까.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가 코로나19 이후 급부상하게 된 이유는 뭘까.
• 다양한 취향에 따라 소셜 모임을 구성하는 ‘문토’, 취향이 담긴 공간에 멤버들을 초대하는 ‘남의집’, 취미활동을 기반으로 모이는 ‘프립’ 등이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문토의 사례를 보자. 문토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300배 성장했다. 2021년 1월 앱 론칭 당시 31개 모임으로 시작한 문토는 2022년 6월 9300개 신규 모임을 오픈했다. 1만 8000명이었던 가입 회원 수는 23만 명으로 늘어났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연령층은 주로 MZ세대다. 전체 활성 사용자 중 60%가 25~34세 연령층이다
  
• 일반적인 취미와 관심사로 관계가 지속되는 동호회와 다르다.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모임은 ‘세부적’이고 ‘일시적’이다. 관계의 결핍’은 늘어났고, 개인이 겪는 외로움의 크기도 커졌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삶을 꾸려 가고 싶은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 오프라인 모임에도 적극적이었던 이들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모임을 구성하는 것에도 거부감이 없다. 의무감과 소속감을 부담스러워하는 이 세대에게 짧은 시간 동안 취향에 따라 모임을 꾸릴 수 있는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의 장점이 부각됐음은 물론이다.
  
• 함께 모여 생각을 나누거나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인기다. 문토 앱 내 인기 카테고리는 문화예술(24%)과 운동·액티비티(20%), 푸드·드링크(20%)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