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롱블랙 읽기 ;; / 대화

여유로운 주간 틈에 밀린 롱블랙 읽기

사람을 안다는 것

대화는 어렵다. 우리 팀장님은 꽤 철학적인 사람이셨는데, 같이 있으면 일적인 얘기보단 개인의 인생,, 뭐 그런걸 잘 물어보셨다. 그러면 팀원들한테 애정이 있으신가 싶기도 하고 .. 암튼 나는 갠적으로 좀 부담스러웠다. 그냥 ... 윗사람이랑 사적인 대화하는 상황이 부담스럽고, 나는 연인이 아닌 사람과는 진지한 얘기를 안 하는 인간류이였기 때문이다.

오늘 편히 읽은 롱블랙에서 좀 찔리는 주제가 나왔다. 제대로 대화하라는 충고였다.
브룩스라는 저자는 오늘날 사회는 모든 것이 효율화되면서 필요한 관계나 필요한 이야기가 아닌 이상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문화가 사라졌다고 한다. 시벨; 나잖아?

반면 일루미네이터 라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상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을 줄 알아 상대가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사람이다. 인생에서 이런 사람을 몇몇 만난 적 있다. 첫 회사 상사였던 레나레나헬레나 귀여운 헬레나랑, 혼자 la여행하가다 요상한 호스텔에서 빛처럼 만난 안나라는 동갑 친구랑 (그 이후로 만난 적은 없지만 너무 밝은 친구여서 계속 생각남), 언어교환 알바하면서 만난 지은언니가 그랬다 (언니 결혼 ㅊㅊ)
뭔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자아 성찰을 할 때 항상 이 셋을 생각한다.

좋은 대화가 있었을 때, 그 기억은 훨씬 오랫동안 남는다. 그래서 고작 하루 이틀 같은 호스텔에 묵었던 한국인 여자애 안나가 그렇게 생각나나보다. (근데 뭔대화했었는지 기억1도 안나는데 좋은 기분이었다는 그 자체만 기억남)

책에선 일루미네이터가 되기 위한 몇몇 기술을 소개해준다. 롱블랙이 요약해줌.

- 무거운 질문을 피하지 말 것
> 무거운 대화를 피하는 이유는 사생활을 침해할까봐, 대화가 무거워질까봐 두려워하기 때문?
> 나는 이렇게 살았다. '니 고민이 있고 내 고민이 있는데, 뭐 알아서 살겠지.. 니가 비슷한 경험이 있으면 내가 참고차 물어볼게' 뭐 이런느낌으로 살았다. 정의하자면 '굳이?충'
> 겸손하면서도 커다란 질문의 멋진 예다.  "내 나이가 여든입니다.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면 좋을까요?"  묵직한 삶의 질문

- 평가하지 않는, 열린 질문 하기
> ㅋㅋㅋㅋ 아 개 찔린다
> 무슨 동네에 사니? 만나는 살마의 연봉은 얼마나 되니? ... 평가의 의도가 더 강한 뉘앙스의 질문들
> 열린 질문은, 상대가 정답을 요구받는 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질문이다.
> 당신과 어머니는 친했나요? (x)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나요? (o)  ... 전자는 친하다 vs 친하지 않다 라는 닫힌 구조에 이야기를 가둔다. 그리고 친해야한다는 당위도 깔고 있다.

팀장님이 나랑 대화할때면 매번 이렇게 말하셨던 것 같다. 애가 진중함이 없어보인다고... 사실 진득한 대화를 피하려고 까불까불거렸기 때문이다.

아..근데 이렇게 혼자 대화를 잘해보겠다고 다짐하면 뭐하나? 대화 상대방이 평가질하려고 하면 빡쳐서 또 눈 뒤집어까고 촐랑촐랑거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