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데이트 / 성수 / 위시리스트

남편과의 데이트가 아니라, 아는 최고 멋쟁이 대표님과 트렌드 조사 및 인사이트 탐험 & 인생 교훈을 위해 주기적으로 데이트를 한다.

솔직히 대표님 패션도 너무 멋있고, 삶의 마인드도 에너지가 참 좋다고 생각해서 뵐 때마다 꽤나 마음이 두근🌟거린다.

데이트 장소로는 젠틀몬스터 신사 신사옥.
성수는 의외로 회사에서 상당히 가까웠다. 거리적으로는 가깝단 걸 알았지만, 교통도 편리하단 사실은 처음 알았다 (버스 한 방)
그치만 집에선 멀죠?

대표님은 유리라는 사업을 본인의 포트폴리오에 추가하신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본인의 장점이라 하시는 추진력과 직원에 대한 믿음이 있으셔서 지금은 좋은 품질의 글래스 굿즈를 생산하고 계신다.

그래서 젠몬에서 테이블 웨어를 같이 감상하고 싶었다.

... 맛있는 거 잘 사주시는 예쁜 대표님

젠몬 테이블 웨어

참 아이코닉하다 정말 ㅋㅋ
포크, 스푼은 그냥 어 귀엽네~ 정도였는데 나이프는 보고 깜짝 놀랐다. 너무 예뻐

티 샘플

누데이크엔 티 샘플들을 이 통에 집어 넣어 향을 맡을 수 있게 해놨다.

저 통은 자석이고, 정리도 편리해보이고 쇠맛나는 감성도 예뻤다.

대표님과 이런 구경을 하면, 이런 형압은 비싸고 저런 종이는 한국에 없고 .. 이런 현실적인 인사이트도 알게된다.

감탄한 비즈 카펫;
대충 뿌려서 본드로 붙인게 아닌 변태 같은 카펫이라는 코멘트가 재밌었다 ㅠ ㅋㅋ

범 바

성수 범바에 갔다

루이스폴센이 멋있었던 범바..
그냥 평범한 노출벽에~흰색에 갈색~ 이런 바인 줄 알았는데, 꽤나 디자인 디테일이 있었던 공간이었음. 조명도 그렇고 중간중간 포인트 컬러가 좀 성수 빈티지숍 같은 인상을 줬음

몰트가 많아서 다음엔 지인과 간다면 차분하게 몰트 마실듯

이날의 주요 대화 주제는 구체화였음

3년만에 인도네시아어를 마스터하고, 1년만에 중국어를 유창하게 하게 됐다는 본인의 직원분은 외계인이다.. 라는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대표님은 항상 말씀하시던 wish list 얘기를 하셨다.

사실 들을 때마다 마음 속에선 '나도 해야지..' 하고 어느새 까먹고 하고 있지 않더라.

그런데 이날은 뭔가 기분이 달랐다.
최근 옛날 다이어리를 꺼내 봐서 그런가 ... 주류회사에 다니겠다는 목표만을 위해 ㅈ소에서 꾸역꾸역 커리어 쌓던 그 꿈 많던 과정이 다이어리에 꽉 차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현실에 안주하고있다.
사실 행복하고 무난한 현실은 기절할만큼 행복하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가져야하는 이유가 뭘까? 나는 대표님처럼 사업을 할 것도 아닌데?

그냥 나를 위해서 해야할 것 같더라. 내가 대표님을 만나서 이렇게 얘기를 나누고 배움을 얻고 싶어 하는 이유도 그냥 멋진 선배 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뭔가 속을 채우고 싶어서..이지 않을까?

많은 꿈들을 이룬 요즘 무료한 와중에, 대표님과 얘기를 하며 작은 것이라도 목표를 세워야겠단 충동이 들었다.

"안되겠어요 저 지금 써야겠어요!!!!!"

하고 다이어리를 들고 와서 대표님 옆에서 막 끄적였다 ㅋㅋㅋ  

<big wish>
1. 아기 만들기
2. 근육 만들기
3. (아직 공란)

<small wish>
1. 미술관 가보기
2. 11월에 영어 멋지게 하기
3 . 파격적인 패션에 도전하기

쓴다라는 행위의 마법은 구체화다
일단 쓰면, 쓰는 와중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된다. 그 목표나 소원을 이루기 위해 뭘해야하는지, 어떤 그림을 그리면서 내가 이걸 쓰는지.. 뭐 그런생각이 난다. 알면서도 계속 미뤘다 이런 짓들을 ㅠ 왜냐면 귀찮아서,,,, 귀찮아서 ,,,,

본래 나는 텅 비어서 채워주지 않으면 바깥에서 나를 지탱하려 했었다. 그래서 흑역사도 많고
요즘 퇴화하는 나를 위해 작은 일상적인 목표여도 의식하며 살아봐야겠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