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 Tokki bar 토끼바: 모던한 전통의 깔끔함

출처 인스타그램 @tokkisoju

서울에서 가장 힙한 호텔에 있는 한 전통주 브랜드의 시그니처 바에 방문했다.
그 브랜드는 바로 전통 소주 "토끼 소주(Tokki Soju)"다.

뉴욕에서 금발의 미국인이 만든 전통 한국식 소주로서, 탄생 이후로 럭셔리 뉴욕 기념품(?)이었다.
그러나, 20년도 부터 충북에 공장을 세우며 당당히 "전통주" 포지션으로서 국내 온라인 유통이 가능해졌다.
(tmi: 전통주에 한해서 주류는 온라인 구매가 가능함)
그 이후로도 선비 시리즈 진과 보드카, 그리고 토끼소주 골드 등 신제품을 내놓으며 '전통·모던·글로벌'을 해석하는 그들만의 철학이 담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팬입니다.

(좌측부터) 선비 Gin, 선비 Vodka, 토끼소주 골드, 토끼소주 블랙

그리고 나는 홍대 RYSE Hotel의 4층에 토끼바가 오픈한지 약 3개월이 지난 시점에 드디어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유는 갈 사람이 없어서...

출처 (좌) 인스타그램 @tokkisoju  (우) 나 / 입구부터 궁극의 미니멀리즘을 보여주나, 사람이 꽉차면 이만큼 사람 냄새 나는 곳이 없다.

사진을 보면, 보통의 바와 다른 점을 바로 찾을 수 있다. 바로 썰렁한 진열대이다.
Bar의 묘미 중 하나는 진열대에 가득 찬 이름은 모르고 비싼 술들을 감상하는 재미인데, 토끼바는 그 웅장함 대신 토끼소주의 아이덴티티를 채워 넣었다.

첫번째, 다른 술은 사용하지 않는다. 리큐르, 시럽, 코디얼 등은 직접 만들어 쓴다. 술은 토끼 제품으로 자신 있단 말씀!
두번째, 한가운데 있는 오디오로 공간을 채운다. 옛 팝 밴드 음악으로 가득 찬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전통주를 마시는데 전통이 아니게 되어 버리는 신비한 현상을 겪게 만든다. '한국식 전통 or 동양식 전통' 스테레오타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 공간을 더 HIP하게 만든다.

귀여운 메뉴판이지만, 칵테일란은 좀 불친절하지 않나 싶다.

진소닉 하이볼, 자두(Plum), 오미자(Omija)

대부분 익숙한 과일의 이름을 그대로 칵테일 이름으로 사용하여 직관적인 칵테일 선택을 도와준다. 다만, 더 친절하게 최소한 기법 또는 특징을 적어준다면 더 고민하는 시간이 짧아지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오미자가 슬러시일 줄이야!

신제품 선비 진을 활용한 진소닉 하이볼
- 호 ○○○●○ 불호
국산 크래프트 진(부자진, 정원 진, 선비진)들은 특유의 유니크 허브 향이 있다. 글로벌 Gin들과 달리 한국식 재료가 첨가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선비진은 솔잎, 오미자, 천혜향, 국화 등이 들어갔다고 한다. 아직까진 탱커레이가 좋은 입맛이라 어쩔 수 없나보다.

샴페인처럼 가벼운 느낌 자두
- 호 ○●○○○ 불호
달콤한 맛과 꽤 강한 탄산감 덕분에 누구나 편히 마실 수 있는 음료다. 하지만 100% 호가 아닌 이유는 너무 달아서...

스무디킹 같은 자연의 맛 오미자
- 호 ●○○○○ 불호
스터? 셰이킹? 어떤 걸까 궁금했는데, 받은 것은 스무디. 하지만 맛은 달지 않음. 오히려 좋았다. 도수는 높은 편이지만 굉장히 깔끔하고 부드러운 토끼소주가 베이스이기 때문에 입 속엔 부드럽게 들어온다. 오미자 특유의 맛은 오미자 샴페인에서 매운 맛을 뺀 느낌으로, 편하고 대중적으로 다가온다.

안주로는 할라피뇨 덩어리 치즈 튀김이랑 오징어튀김 (이름을 까먹어서 ㅎㅎ;;)

아직은 강렬한 피니쉬 토끼소주 골드
- 호 ○○○●○ 불호
미국산 버진 오크 배럴에서 숙성된 토끼소주의 맛은 어떨까? 토끼소주가 원체 부드럽기 때문에 이 또한 텍스쳐가 꽤 부드러운 편이다. 바닐라 향과 강한 스파이시한 피니시가 아쉬웠을 뿐. 화요 XP의 밸런스와 비교하자면 개성이 강해 아쉽다. 하지만 강렬해서 그런지, 기름기 있던 저 안주들과는 궁합이 좋았다. 길게 늘어나는 치즈를 돌돌 말아 한 입에 넣고 삼킨 다음 코리안 싱글 라이스 위스키를 한 잔 해보니, 나쁘지 않잖아?

토끼바 Tokki bar

위치: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 130 4층